[인터뷰] ‘스타들의 스타’ 심형준 작가 “친구는 세상을 보는 ‘틀’이죠”

2017년 4월 18일 미분류

포토그래퍼이자 뮤직비디오 감독 심형준이라고 하면 대중들에겐 그 이름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맡은 작업물을 살펴보면 많은 사람들 입에서 “아!”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만 하다.

심형준 작가는 윤도현을 시작으로 동방신기, 샤이니, 종현, 규현, 레이디스코드 등등 많은 스타들의 뮤직비디오 감독과 재킷 포토그래퍼로 활약했으며, 기타 화보 등의 작업물까지 포함하면 그의 손길을 거쳐 간 스타들은 셀 수 없이 많다.

그런 그가 한국에서 첫 번째로 개인 사진전을 연다. 심형준 작가는 2월 2일부터 약 2개월 간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갤러리스타(Gallery STA)에서 ‘DREAMER’라는 주제로 사진전을 진행한다.

일단 이번 사진전의 테마는 ‘목적 없는 사진’이다. 무의미하다는 것이 아니라 목적의식 없이 가볍고 편안하게 촬영한 사진들이 그 주제이다.

심형준 작가는 “이번 사진전의 콘셉트는 ‘드리머(DREAMER)’다. 그동안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한 촬영은 뮤직비디오 등 ‘목적’이 있어 한 촬영들이다. (하지만 전시회의 사진들은)그곳에서 목적을 가지고 찍은 게 아니라 잠깐 정신 놨을 때 찍은 사진들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심형준 작가는 “베트남 무이네 사막에 NCT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러갔는데, 촬영 중에 소 울음소리가 들려서 보니까 한 무리 소떼가 지나가더라. 사막에 소떼가 지나가는 게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다. 그런 식의 사진들이다”라고 덧붙였다.

즉, 아무런 계획도, 기획도 없이 촬영한 사진들이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심형준 작가에게는 더 의미가 있는 작품들인 셈이다.

심형준 작가는 “나 혼자 보기 아까워서 전시회를 한 거다.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으면 공개하지 못했을 것이다. 무게감이 있거나 어려운 사진은 아니지만 한장 한장 스토리가 있는 사진들이고, 잠깐 몽상을 한 거다. 나한테는 아주 의미 있는 사진들이라 그런 사진이 모여서 테마를 이루면 재밌겠다 싶었다. 따로 기획한 사진이 없는데 어떤 사진으로 전시회를 할까 하다가 아예 목적 없이 찍은 사진으로 해보자고 했다. 가벼워 보일 수도 있지만, 일을 하러 해외에 나갔을 때 새로운 비주얼을 보고 1~5분 짧은 시간이지만 순수하게 나를 위해서 찍은 사진이다”라고 목적의식은 없지만, 자신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의미 있는 사진들임을 알렸다.

모두 의미 있는 사진이라곤 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추천하는 작품을 묻자 심형준 작가는 “크게 뽑은 사진이 힘을 주고 싶은 사진들이다”라며 웃었다.

이어 그는 “포스터에 쓴 베를린 하늘의 까마귀 사진이 있다. 어디가 앞이고 뒤인지 헛갈릴 정도로 많은 새들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굉장히 프리하고, 그 어두침침하면서도 아트적인 분위기가 어울렸던 사진이다. 단순하고 초점도 안 맞고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걸 상징하는 사진이어서 포스터에 쓰게 됐다”라고 이번 전시회를 대표하는 사진을 설명했다.

꼭 사진 팬이 아니라 K팝 팬들도 흥미를 가질만한 작품도 있다. 대표적으로 디오와 유영진의 ‘Tell me (what is love)’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소녀의 사진이 그렇다.

심형준 작가는 “소녀가 있는 사진은 ‘Tell me (what is love)’ 뮤직비디오 촬영하면서 찍은 사진이다. 뮤직비디오에 꼬마 소녀 얼굴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런데 코엑스 SM 스튜디오에서 촬영했는데, (뮤직비디오를)다 찍은 다음 소녀 모습이 정말 예뻐서 따로 찍어둔 사진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윤도현과 베니스 비치를 갔다가 촬영한 철창 속 꽃 사진이나, 솔비의 ‘블랙스완’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당시 찍은 동물탈을 쓴 백댄서 등 이번 전시회에는 음악팬들의 흥미를 사로잡을 만한 이야기가 숨어있는 작품이 다수 전시되고 있다.

사진=Gallery STA

여기서 한 가지 호기심을 동하게 하는 건, 심형준 작가는 애초에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사진을 공부했고, 엔터테인먼트 업계와는 전혀 관계가 없던 사람이라는 점이다.

심형준 작가가 어떻게 지금처럼 국내 엔터 업계의 유력인사가 됐는지 그 과정이 궁금해졌다.

심형준 작가는 “중학교 1학년 때 시애틀로 이민을 갔다. 그러다 산타바바라의 사진학교를 가고, LA에서 14년까지 활동하다가 그해에 한국에 왔다. 사실 처음에는 한국을 올 계획이 전혀 없었다. 우연히 YB의 ‘나는 나비’의 사진을 촬영했는데, 그 앨범 크레딧에 내 이름이 처음 들어갔다. 그리고 윤도현 형과도 관계가 생겼다. 그걸 통해서 (다른 곳에서)화보 제안도 오고 그러면서 많이 알게 됐다”라고 엔터 업계에 첫 발을 들인 계기를 밝혔다.

물론 첫 계기는 우연이라고 해도, 지금처럼 많은 스타들이 심형준 작가를 찾는 데에는 그의 작품에 담긴 매력이 가장 큰 이유이다.

심형준 작가는 “나는 굉장히 상업적이지도 않고, 실험적이지도 않다. 그 사이에 있는 결과물이 많다. 포토샵을 많이 하지도 않고, 난해하거나 철학적으로 찍지도 않는다. 어떻게 보면 이렇고 다르게 보면 다르게 보이는 그런 작업물이다. 미니멀하고 심플한 걸 좋아한다. 돌아가지 않고 한방에 보여주는데 그런 컬러를 보고 찾아주지 않나 싶다”라고 자신의 작품들의 특징을 보여주었다.

옆에서 보는 심형준 작가의 매력도 비슷하다. 심형준 작가와 같이 M.A.P 크루로 활동 중인 솔비는 그의 작품을 두고 “솔직하다”라고 표현했다.

솔비는 “작품이 되게 솔직한 거 같다. 적나라하고 솔직하고 그런다. 열려있다. 첫 장점이 열려있다는 거 같다. 거기에 스스로 고민해서 발전 시켜서 자기 색깔을 찾는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항상 메이저와 작업하는데도 작품적으로도 결과를 보여주는 게 힘이다. 대단한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M.A.P 크루를 이끌고 있는 이정권 대표는 “심형준 작가는 스튜디오보다 자연에서 찍는다. 세트가 하나도 없다. 그러다보니 영상도 사진처럼 감각적이다. 처음 SM스테이션 뮤직비디오를 찍는데 시간이 없는데도 감각적으로 찍어내니까 좋아하더라. 처음부터 영상 하던 사람이면 이런 감각이 안 나올 건데, 사진을 전공하니 영상을 사진처럼 찍는다”라고 말하며 심형준 작가의 특징을 덧붙였다.

이런 기술적인 특징과 함께 심형준 작가를 특별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매력은 인간적인 면모이다.

심형준 작가는 작품을 소개하던 중 “안경을 들고 찍은 사진이 있다. 내가 2년간 굉장히 심한 아토피질환 때문에 우울증도 생기고 힘들었는데, 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스트레스가 쌓여가는 와중에 방에 누워서 안경을 아이폰으로 찍었다. 그런데 안경을 씌웠을 때 포커스가 맞더라. 그걸 보니,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포커스가 나간 건 우울하고, 맞으면 제대로 바라보는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안경이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는 틀이 된 셈이다. 세상을 보는 틀이 카메라가 될 수도 가족이 될 수도 친구가 될 수도 있다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 비록 아이폰으로 찍었지만 의미이고 좋은 사진이다”라고 에피소드를 밝혔다.

그리고 그는 “나에게 (세상을 제대로 보게 해주는)틀은 가족과 친구.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이다”라고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실제 심형준 작가는 엔터업계에서의 경력이 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마당발로 통한다. 주변에서 보는 심형준 작가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날 전시회에도 수많은 스타들이 회장을 찾아 그의 첫 전시회를 축하해줘 그의 인기를 확인시켜 주었다.

이정권 대표는 “옆에서 보면 되게 재밌다. 한국에 온지 4년 됐는데, 어떻게 저렇게 많은 사람을 알고 ‘나 혼자 산다’에도 나오고 하는지 신기하다. 인맥이 정말 넓다. 한 달 후에 볼 때 아는 사람들이 더 늘어있고 그러더라”라며 웃었다.

이에 심형준 작가는 “내가 친해지려 들이대는 스타일은 절대 아니다. 나가도 조용한 편이고 그런다. 나도 신기하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더 감사하고 그런다. 내가 엄청나게 활동을 많이 한 작가도 아닌데 좋은 작업 맡겨주고… 그래서 감사하다”라고 거듭 고마움을 드러냈다. (여담으로 심형준 작가는 오타니 료헤이와 베스트 프렌드라고 밝혔다. 또 현재 일본에서 활동중인 오타니 료헤이 역시 현지 인터뷰에서도 그의 이름을 자주 언급할 정도로 심형준 작가를 베스트 프렌드로 꼽고 있다. 이에 심형준 작가도 오타니 료헤이의 이름을 언급해주기를 바랐다.)

심형준 작가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이유는 금방 알 수 있었다. 일단 심형준 작가는 자기보다 주변을 먼저 보고 위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는 올해 목표를 말하는 도중에도 확인 할 수 있었다.

올해부터 정식으로 M.A.P 크루로 활동하게 된 심형준 작가는 “앞으로 전시회는 꾸준히 하려한다. 올해는 독립영화도 하고 싶고 전시회도 하고 싶다. 올해는 목표는 힐링이다. 올해부터는 목적을 가지고 하기보다 즐기고 싶고 내가 하고 싶은 거 하고 싶다”라면서도 “M.A.P크루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일방적인 도움을 받기보다 내 분야에서 열심히 하고 내가 있음으로써 크루에 1%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라고 덧붙여, 크루를 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런 모습이야말로 심형준 작가를 스타들의 스타로 만드는 힘이라고 느껴졌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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